Sun Ra and His Arkestra – Omniver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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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Sun Ra and His Arkestra

Album
Omniverse

Label / Cat.No.
Saturn Records / 91379

Released / Recorded
1979 / September 1979
Variety Recording Studios, New York

Personnel
Sun Ra — piano, second drums
John Gilmore — tenor saxophone
Michael Ray — trumpet
Charles Davis — baritone saxophone
Hayes Burnett — bass
Samarai Celestial — drums

중간 지점

언젠가는 Strange Strings 같은 더 실험적인 Sun Ra도 지금보다 재미있게 들리는 날이 오겠지만, 아직은 누가 무엇을 던지고 다른 연주자가 어떻게 받아치는지, 그 사이의 에너지가 어디로 흐르는지를 따라가는 쪽이 더 재미있습니다. 그래서 긴 카탈로그에서도 1970년대 후반 유럽·이탈리아 시기 주변의 음반을 자주 꺼내게 되고, 그중 Omniverse는 제 취향의 가운데에 놓인 음반인 듯합니다.

작은 편성

이 음반에는 Moog도 합창도 행진도 없고 편성도 작지만, 그렇다고 얌전한 피아노 콤보 쪽으로 눌러앉지는 않습니다. 소리는 담백하게 비워져 있는데 연주자들은 계속 서로를 건드리고 있으며, 적당히 프리하면서도 긴장을 놓지 않은 채 한 면을 밀고 가는 방식이 제게는 가장 덜 치우친 Sun Ra로 들리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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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의 1979년

Omniverse는 1979년 9월 New York의 Variety Recording Studios에서 녹음됐고, 같은 해 Saturn Records에서 발매됐습니다. 귀로 들을 때는 제가 좋아하는 유럽·이탈리아 시기와 한 덩어리처럼 느껴지지만 실제 녹음 장소는 New York이며, Sun Ra와 Hayes Burnett, Samarai Celestial이 만든 작은 리듬 축 위로 관악기들이 필요한 만큼 앞에 나왔다가 물러납니다.

비껴 찍는 피아노

가장 오래 남는 것은 역시 피아노인데, Monk처럼 음을 정면으로 누르기보다 살짝 비껴 찍는 듯한 프레이즈가 계속 나오고 편하게 말하면 삑사리 같은데 그 어긋남이 리듬을 더 또렷하게 만듭니다. 피아노가 박자를 정리하는 대신 옆구리를 찌른다는 점에서는 예전에 올린 Andrew Hill – Compulsion!!!!!를 듣던 감각과도 조금 이어지지만, Omniverse는 편성이 훨씬 작아서 연주자 사이의 빈칸이 더 잘 들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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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악기의 거리

John Gilmore의 tenor saxophone에 Michael Ray의 trumpet, Charles Davis의 baritone saxophone이 더해지지만 관악 파트가 한꺼번에 벽을 세우는 순간은 많지 않고, 대부분은 각자 앞으로 나와 피아노와 리듬 섹션 사이를 흔드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대편성 Arkestra의 밀도보다 누가 먼저 말을 걸고 누가 받아치는지가 선명하며, 제가 이 음반에서 재미있게 듣는 것도 바로 그 거리인 것 같습니다.

마지막 면

앞의 곡들이 작은 편성과 절제를 유지한다면 마지막 Visitant of the Ninth Ultimate에서는 그동안 아껴둔 마찰을 한꺼번에 꺼내는 듯하고, 9분 넘게 리듬과 피아노가 서로 밀리면서도 무너지지는 않습니다. 이 음반을 비교적 안쪽에 있는 Sun Ra라고 소개할 수는 있겠지만 마지막 곡까지 듣고 나면 괄호 하나쯤 달아야 할 것 같고, 우주는 대개 끝 면에서 조용하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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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지의 역할

당시 Saturn LP에는 통일된 공식 슬리브가 없었고, 남아 있는 사본들은 무지 커버에 손그림이나 인쇄물을 붙인 형태라고 합니다. 지금의 커버는 그중 한 손그림을 바탕으로 정리됐으며, 안쪽 해설지는 한동안 들쭉날쭉했던 연주자 명단과 세션 정보를 한 번에 볼 수 있게 해주는데 컬러 바이닐 자체보다 제게는 이 자료 쪽이 더 쓸모 있게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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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화 같은 커버

검정과 자주색으로 뭉친 거친 원형 무늬는 음반 커버라기보다 벽화에 가까워 보이고, 실제로 작업실 벽 한 면에 2×2m 정도로 크게 출력해 걸어두고 싶습니다. 커버가 보라색이니 판도 보라색으로 맞춘 기획은 조금 지나치게 정직하지만, 이 음반에는 그 단순함이 꽤 잘 어울리는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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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는 균형

결국 Omniverse를 자주 고르는 이유는 프리재즈와 비교적 안쪽의 재즈 어느 한쪽에도 완전히 눌러앉지 않으면서, 작은 방 안에서 주고받는 호흡과 에너지 흐름을 끝까지 들려주기 때문입니다. Sun Ra의 유럽 시기 주변 음반 중에서도 제게는 가장 덜 치우치고 절제돼 있으며, 그래서 이상하게 세련된 쪽으로 들리는 것 같습니다.


Tracklist

Side A
1. The Place of Five Points  4:17
2. West End Side of Magic City [Vita No. 5]  5:58
3. Dark Lights in a White Forest  10:42

Side B
1. Omniverse  8:33
2. Visitant of the Ninth Ultimate  9:25

듣기

Bandcamp — Omniverse (Expanded)
Spotify — Omniverse
YouTube Music — Omniverse 비공식 5곡 플레이리스트

더 읽을거리

Sun Ra 공식 Bandcamp — 2021 remaster 해설과 크레딧
Pitchfork — Strange Strings 세션이 포함된 Thunder of the Gods 리뷰
London Jazz News — Omniverse Sun Ra 책 리뷰와 Art Yard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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