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Archie Shepp
앨범
Yasmina, A Black Woman
레이블 / 카탈로그 번호
BYG Records / 529.304 (Actuel 4)
발매 / 녹음
1969 / 1969년 8월 12일, Studio Saravah, Paris
연주자
Archie Shepp — 테너 색소폰, 보컬
Clifford Thornton — 코넷
Lester Bowie — 트럼펫
Arthur Jones — 알토 색소폰
Roscoe Mitchell — 베이스 색소폰, 피콜로
Dave Burrell — 피아노
Malachi Favors — 베이스
Earl Freeman — 베이스
Philly Joe Jones — 드럼
Sunny Murray — 드럼
Art Taylor — 리듬 로그
Laurence Devereaux — 발라폰
Hank Mobley — 테너 색소폰
John Coltrane의 후기 연주와 그 뒤에 이어진 프리 재즈를 따라가다가, Archie Shepp이라는 이름을 워낙 자주 만나서 자연스럽게 여러 음반을 들어봤습니다. John Coltrane의 Ascension처럼 여러 연주자가 한꺼번에 밀고 들어오는 음악을 좋아한다면 피해 가기 어려운 이름이기도 하고, Four for Trane처럼 Coltrane을 정면으로 다룬 음반도 있으니 더 그랬습니다.

The Magic of Ju-Ju를 비롯해 유명하다는 것부터 쭉 훑어봤는데, 연주가 싫지는 않아도 이상하게 확 꽂히는 음반은 없었습니다. 음악 전체가 안 맞는다기보다 확 꿰고 들어오는 한 곡이 없었다는 인상을 받았고, Archie Shepp을 특별히 더 파고들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다 BYG에서 나온 Yasmina, A Black Woman의 첫 곡을 우연히 틀었는데, 이건 듣자마자 바로 걸렸습니다. 어둡고 주술적이며 긴 호흡으로 진행되는 데다 리듬이 계속 안쪽에서 꿈틀거렸고, 제가 좋아하는 지점이 20분짜리 한 곡 안에 거의 다 들어 있었습니다. 이 판도 사실 그 한 곡 때문에 샀습니다.

이 음반은 1969년 8월 12일 Paris의 Studio Saravah에서 녹음됐고, BYG의 Actuel 시리즈 네 번째 음반으로 나왔습니다. Shepp가 7월 말 Algiers의 Pan-African Festival에 참여한 직후였는데, 그때 이어진 아프리카 리듬과 집단 즉흥 연주의 감각이 타이틀곡에 꽤 직접적으로 들어와 있습니다.

A면의 20분
“Yasmina”는 Shepp의 목소리로 문을 여는데, 노래라기보다 주문처럼 들립니다. 두 대의 베이스와 피아노가 낮은 곳에서 반복을 붙들고 있고, 그 위에 관악기들이 짧게 튀어나왔다가 다시 뒤로 물러나면서 처음부터 공간이 묘하게 불안합니다.

Sunny Murray와 Philly Joe Jones의 드럼에 Art Taylor의 리듬 로그, Laurence Devereaux의 발라폰까지 겹치는데, 박자를 반듯하게 잘라 주지 않아도 곡은 계속 밀고 나갑니다. 처음에는 느슨하게 흔들리는 듯하다가, 중간을 넘으면서 밀도가 붙고 후반에는 체감 속도까지 올라가서 몸이 그냥 끝까지 따라갑니다.

Clifford Thornton, Lester Bowie, Arthur Jones, Roscoe Mitchell까지 앞쪽의 관악기도 꽉 차 있지만, 이 곡을 계속 듣게 만드는 힘은 아래에서 쉬지 않고 돌아가는 리듬 쪽에 가깝습니다. 무너질 것처럼 불안한데 반복은 끊기지 않고, 어디를 잡고 따라가야 할지는 계속 들립니다.

그래서 들으면서 먼저 떠오른 것은 Jack DeJohnette의 Sorcery였습니다. 제목부터 주술 쪽이고 곡도 긴 시간 긴장을 끌고 가는데, 마녀가 앞에서 계속 뭔가를 걸고 있는 장면처럼 느껴져서 예전부터 자주 들었습니다. Andrew Hill – Compulsion!!!!!에서 좋아했던 것도 비슷했는데, 정박을 또렷하게 내놓지 않는 드럼이 어둡게 반복되면서도 곡을 놓치지 않게 만드는 힘이 있었습니다.

“Yasmina”도 불안정하게 흔들리면서, 리듬과 반복이 끝까지 잡고 끌고 갑니다. 완전히 풀어져 버리는 프리 재즈라기보다 통째로 그냥 한 곡을 따라갈 수 있는 쪽이고, 그 위에서 드럼과 관악기가 점점 더 세게 얽히니 긴 러닝타임이 오히려 재미있었습니다.

B면은 온도가 꽤 다릅니다. “Sonny’s Back”은 Grachan Moncur III가 쓴 곡이고 Archie Shepp과 Hank Mobley가 함께 테너 색소폰을 불며, “Body and Soul”은 잘 알려진 스탠더드입니다. 둘 다 나쁘다고 할 정도는 아닌데, A면에서 들었던 주술적인 반복과 몰아치는 긴장감은 줄어들어서 지금은 무난한 하드 밥 쪽으로 들립니다.
A면의 끝으로 갈수록 드럼들이 점점 빨라지는 순간이 있는데, B면까지 다 듣고도 머릿속에 먼저 돌아오는 것은 그 20분의 마지막 몇 분입니다. 한 곡 때문에 산 판이지만, 이 정도면 별로 억울하지 않습니다.
트랙 목록
A면
- Yasmina — 20:00 (Archie Shepp)
B면
- Sonny’s Back — 14:20 (Grachan Moncur III)
- Body and Soul — 6:00 (Edward Heyman, Robert Sour, Johnny Green)
듣기
더 읽을거리
- BYG Records – Actuel 4
- All About Jazz – Blasé and Yasmina Revisited
- Pan African Music – BYG와 1969 Pan-African Festiv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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