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ulu Sé Mama (Juno Sé Mama)
John Coltrane — tenor saxophone
Pharoah Sanders — tenor saxophone, percussion
McCoy Tyner — piano
Jimmy Garrison — bass
Donald Rafael Garrett — bass, bass clarinet
Elvin Jones, Frank Butler — drums
Juno Lewis — vocals, percussion
Vigil / Welcome
John Coltrane — tenor saxophone
McCoy Tyner — piano
Jimmy Garrison — bass
Elvin Jones — drums
A면: 1965년 10월 14일, Western Recorders, Los Angeles
B면: 1965년 6월 10일·16일, Van Gelder Studio, Englewood Cliffs
Producer: Bob Thiele & John Coltrane
Impulse! A-9106 1967년 1월 발매
만난지 나흘만에 녹음했다고 합니다
1965년 가을 Coltrane은 밴드와 서부 투어중이었습니다.
Los Angeles에서 친구 소개로 Juno Lewis라는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요.
드러머이자 가수였고 직접 북을 만들기도 했던 사람입니다.
Lewis가 어머니에게 바치는 시에 곡을 붙인 자작곡을 하나 들려줬고 Coltrane은 그 자리에서 같이 녹음하자고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실제 녹음은 만난지 나흘 뒤였습니다.
이 정도면 진행이 꽤 빠른 편이고요.
그 곡이 18분짜리 Kulu Sé Mama입니다.
지금 생각하면 좀 신기한 일입니다.
당시 Coltrane 정도 되는 사람이 거의 알려지지 않은 현지 음악가를 만나서 그 사람의 곡과 목소리를 그대로 앞에 세워 자기 앨범 타이틀곡으로 만든거니까요.
처음부터 오래 계획한 프로젝트라기보다는 투어중에 우연히 만난 사람과 일이 제대로 커져버린 쪽에 가깝습니다.
Juno Lewis라는 사람도 꽤 특이하고요

Lewis는 1931년 New Orleans에서 태어나 LA로 옮겨온 사람입니다.
손으로 북을 만들었고 이 녹음에서도 직접 만든 북과 소라껍데기, 방울 같은 악기를 사용했습니다.
노래는 아프로-크리올 방언으로 불렀고요.
루이지애나 흑인 공동체에서 프랑스어와 아프리카 언어가 섞여 만들어진 말이라고 합니다.
결국 New Orleans 출신 음악가가 자기 뿌리의 언어로 어머니를 부르는 곡인 셈입니다.
더 재미있는건 이게 Lewis의 첫 레코딩 출연이었다는 점입니다.
첫 녹음이 John Coltrane 앨범 타이틀곡인데 그것도 본인 자작곡이고요.
첫판부터 너무 큰 판에 들어간 셈입니다.
Nat Hentoff의 라이너 노트를 보면 Lewis는 집 없는 사람들을 위한 아프리카계 미국인 예술센터를 만드는 꿈도 갖고 있었다고 합니다.
이후에는 녹음 기록을 거의 남기지 않았고 2002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편성을 보면 피아노 빼고 거의 두명씩입니다
타이틀곡 편성도 상당히 큽니다.
기존 클래식 쿼텟에 사람을 더 붙였는데 피아노를 빼면 거의 전부 두명씩입니다.
테너는 Coltrane과 Pharoah Sanders, 베이스는 Jimmy Garrison과 Donald Garrett, 드럼은 Elvin Jones와 Frank Butler입니다.
거기에 Lewis의 타악기와 목소리까지 들어가고요.
멤버만 적어놔도 이미 좀 셉니다.
그래서 일반적인 Coltrane 쿼텟 음반을 생각하고 들으면 시작부터 분위기가 꽤 다릅니다.
이후 Alice Coltrane이나 Pharoah Sanders 쪽에서 더 크게 펼쳐지는 영적인 재즈의 분위기도 아무래도 여기서 조금씩 보입니다.
그런데 B면은 또 완전히 다릅니다
B면 두곡은 같은 세션이 아닙니다.
넉달쯤 전인 1965년 6월 New Jersey의 Van Gelder Studio에서 클래식 쿼텟으로 녹음한 곡들입니다.
Vigil은 Coltrane과 Elvin Jones가 거의 정면으로 붙는 곡이고 Welcome은 반대로 상당히 차분합니다.
Coltrane은 Vigil을 자신을 무너뜨리려는 것들로부터 스스로를 지키는 경계심 같은 의미로 설명했고요.
Welcome은 긴 투쟁을 지나 도착했을때의 평화에 가깝게 이야기했습니다.
한면에 이 두곡을 붙여놓은것도 묘하게 잘 맞습니다.

Coltrane이 살아서 본 마지막 앨범이고요
앨범 발매는 1967년 1월입니다.
Coltrane은 같은해 7월 17일 간암으로 세상을 떠났습니다.
마흔살이었고요.
그래서 Kulu Sé Mama는 본인이 살아있을때 발매된 마지막 앨범이 됐습니다.
Expression이나 Interstellar Space 같은 음반들은 전부 사후에 나왔습니다.
타이틀곡과 같은날 Selflessness도 녹음했는데 이 곡은 당시 LP에는 들어가지 못하고 나중에 따로 공개됐습니다.
제가 갖고있는건 영국 Jasmine 재발매반입니다

제 판은 영국 Jasmine에서 나온 JAS 51입니다.
Made in England 표기가 있고 커버의 MCA impulse! 스티커와 색소폰 로고 레이블이 이 판에서 눈에 띄는 부분입니다.

이너슬리브에는 Jasmine 카탈로그가 통째로 인쇄돼 있습니다.
재즈 옆에 팝 음반이 아무렇지 않게 같이 들어가있는것도 지금 보면 은근 재미있고요.
지금 구하기 아주 어려운 앨범은 아닙니다
Coltrane의 인기작들에 비하면 가격도 비교적 순한편이라 프레싱을 골라가며 구할수 있는 앨범입니다.
CD 재발매중에는 같은날 녹음한 Selflessness가 같이 들어있는 버전도 있고요.
타이틀곡은 생각보다 ‘그루브’가 먼저 들립니다
Kulu Sé Mama를 후기 Coltrane이라는 말만 듣고 틀면 처음부터 난리가 날것 같지만 실제로는 그렇지 않습니다.
도입부는 거의 시간감각을 일부러 지워놓은것처럼 타악기와 관악기가 천천히 공간을 만들고, 어느 순간 베이스와 드럼이 반복되는 뱀프를 잡으면서 곡이 앞으로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요즘 만들어졌다면 groove나 jam band라는 말을 붙여도 크게 이상하지 않을 정도인데요.
19분짜리인데 의외로 몸으로 먼저 들어오는 구간이 많습니다.
Coltrane과 Pharoah Sanders의 차이도 재미있습니다.
둘다 거칠게 소리를 쪼개지만 Coltrane은 긴 선을 계속 밀어붙이면서 중심을 만들고 Sanders는 그 주변을 찢어놓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McCoy Tyner가 들어오면 갑자기 곡의 온도가 내려갑니다.
타악기는 계속 움직이는데 피아노는 상당히 묵직하고 서정적입니다.
후기 Coltrane에서 Tyner가 점점 설 자리를 잃었다는 이야기를 알고 들으면 이 솔로가 더 묘하게 들리고요.
몇달 뒤 그는 결국 밴드를 떠납니다.
후반부에 Juno Lewis의 목소리와 Donald Garrett의 베이스 클라리넷이 같이 나오면 앞에서 색소폰 두대가 몰아붙이던 음악이 갑자기 의식 같은 분위기로 바뀝니다.
아프리카 음악을 그대로 재현했다기보다는 Coltrane이 당시 계속 찾고 있던 영적이고 비서구적인 음악의 이미지를 New Orleans 출신 Lewis의 언어와 리듬을 통해 실제 소리로 만든 느낌입니다.
이후 Pharoah Sanders의 Karma나 Alice Coltrane의 음반들을 좋아한다면 여기서 익숙한 냄새가 꽤 납니다.
아직 완성형은 아닌데 이미 문은 열려있습니다.
Vigil은 사실상 둘이서 끝장을 보는 곡이고요
Vigil은 편성을 알고 들으면 더 재밌습니다.
Coltrane과 Elvin Jones 둘뿐입니다.
피아노도 베이스도 없어서 화성을 잡아줄 사람이 없고, 색소폰과 드럼이 서로 밀고 당기면서 10분 가까이 갑니다.
Coltrane은 짧은 음형을 반복하다가 위로 치솟고 다시 내려오고, Jones는 그걸 따라가는게 아니라 계속 옆에서 다른 파도를 만듭니다.
몇년 뒤 Rashied Ali와 녹음한 Interstellar Space의 색소폰-드럼 듀오를 미리 보는 느낌도 있는데 Elvin Jones 특유의 스윙과 묵직한 펄스가 있어서 훨씬 땅에 붙어있습니다.
그래서 B면에서 바로 Welcome으로 넘어갈때 낙차가 엄청 큽니다.
Vigil이 거의 몸싸움이라면 Welcome은 제목 그대로 문을 열어주는 곡입니다.
Jimmy Garrison의 활 베이스와 Elvin Jones의 심벌이 넓게 깔리고 Coltrane은 멜로디를 굳이 부수지 않습니다.
오히려 타이틀곡보다 Welcome에 오래 머무는 사람도 꽤 있는듯 합니다.
세곡을 한 앨범에 묶은 이유를 논리적으로 설명하라면 좀 애매한데, 순서대로 들으면 이상하게 됩니다.
같은날 녹음한 Selflessness까지 들으면 그림이 더 커집니다
타이틀곡과 같은 10월 14일 세션에서는 Selflessness도 녹음했습니다.
원래 LP에는 빠졌다가 1969년 별도 음반으로 나왔고 이후 확장판에는 같이 들어갔습니다.
이 곡까지 이어서 들으면 당시 Coltrane이 대편성에서 무엇을 하려 했는지가 더 잘 보입니다.
Ascension처럼 관악기를 잔뜩 쌓는 방식과 달리 이 세션은 타악기와 반복 리듬을 중심에 놓습니다.
같은 ‘후기 Coltrane’ 안에서도 방법이 계속 바뀌고 있었던겁니다.
그래서 Kulu Sé Mama는 후기작중에서도 묘한 위치에 있습니다.
A Love Supreme처럼 딱 하나의 완성된 작품으로 기억되기도 어렵고 Ascension처럼 한방에 설명되는 문제작도 아닙니다.
세곡의 녹음 날짜도 다르고 편성도 제각각입니다.
그런데 그 어수선함 때문에 오히려 1965년의 Coltrane이 어디까지 가고 있었는지가 한장에 다 보입니다.
클래식 쿼텟은 아직 살아있고 Pharoah Sanders는 이미 들어와있고, 타악기와 보컬을 이용한 새로운 방향도 시작됐습니다.
한 시대가 끝나는 동시에 다음 시대가 슬쩍 끼어든 음반이라고 보면 꽤 재밌습니다.
A
1. Kulu Sé Mama (Juno Sé Mama) 18:50
B
1. Vigil 9:51
2. Welcome 5:34
듣기
YouTube — Kulu Sé Mama (타이틀곡, 공식 음원)
YouTube — Welcome
Spotify
더 읽을거리
All About Jazz — 영적 재즈의 전사(前史)로 읽는 리뷰
Wikipedia — 세션 기록과 발매 경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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