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ulawi Nururdin — reeds, flute
Jim Cailen — piano
Rufus Reid, Al Erick — bass
Adam Rudolph, Silas King — congas
Andrew Scott Potter, Michael Fuller — drums
Edwin Williams — trombone
Joyce Major, Diane Cunningham — vocals
1973년 9월 녹음, Chicago
Producer: Bud Spangler
Strata Records, Detroit SRI-104-74 1974
디트로이트의 Strata Records가 남긴 음반은 열장이 채 안됩니다.
그중에서도 유독 비싸고 구하기 힘든 앨범이 몇장 있는데 이 앨범이 거의 맨 앞에 들어갑니다.
보통 Strata의 성배라고 부르는 음반중 하나고요.
가격까지 보면 성배라는 말이 그냥 나온건 아닌듯 합니다.
Strata는 피아니스트 Kenny Cox와 트럼페터 Charles Moore가 만들었던 레이블입니다.
뉴욕의 Charles Tolliver, Stanley Cowell 쪽과 같이 해보자는 이야기도 있었는데 결국 잘 안됐고요.
그쪽에서 따로 만든 레이블이 Strata-East입니다.
이름이 비슷해서 같은 회사인가 싶었는데 이런 연결고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Maulawi라는 사람은 알려진게 별로 없습니다
Maulawi Nururdin에 대해서는 지금도 알려진게 놀랄만큼 적습니다.
본명조차 확실하게 알려져 있지 않고요.
시카고 South Side에서 Muhal Richard Abrams, Fred Anderson, Roscoe Mitchell 같은 AACM 주변 음악가들과 어울렸다는 정도가 비교적 확실합니다.
앨범은 이렇게 유명해졌는데 정작 만든 사람 정보는 거의 없는 좀 묘한 경우입니다.
대신 어떤 사람이었는지는 주변 사람들 이야기로 조금 짐작할수 있습니다.
연주가 영 아니다 싶으면 무대 위 연주자를 내려오게 하고 악기를 받아서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성격이 꽤 셌던것 같고요.
베레모와 턱수염도 거의 트레이드마크였습니다.
앨범 커버의 붉은 선으로 그려진 얼굴이 바로 Maulawi입니다.
Adam Rudolph도 나중에 이 사람을 두고 정말 잘 연주했다고 회상합니다.
결국 자기 이름으로 남긴 앨범은 이 한장입니다
1973년 9월 밴드를 데리고 스튜디오에 들어가 녹음했고 이듬해 Strata에서 나왔습니다.
그런데 발매 당시에는 거의 묻혔습니다.
아방가르드라고 하기에는 그루브가 너무 많고 그렇다고 일반적인 스트레이트 재즈라고 하기에는 또 상당히 이상합니다.
펑크에 라틴 리듬까지 섞여있으니 당시에는 아무래도 분류하기가 좀 애매했을것 같습니다.
지금 들으면 오히려 그 애매한 부분이 이 앨범의 맛이고요.
첫곡 Street Rap부터 콩가와 드럼이 꽤 세게 밀고 들어옵니다.
Curtis Mayfield식 퍼즈 베이스와 Art Ensemble of Chicago를 같이 섞어놓은것 같다는 평도 있는데 들어보면 아주 과한 얘기는 아닙니다.
Joyce Major와 Diane Cunningham의 보컬이 좌우로 갈라져 들어오는 부분도 상당히 특이하고요.
B면에는 Coltrane의 Naima도 들어있습니다.
첫곡부터 생각보다 꽤 매운 앨범입니다.
참여한 사람들도 그냥 지나치기 아깝습니다.
콩가의 Adam Rudolph와 베이스의 Rufus Reid는 당시 갓 스무살을 넘긴 정도였습니다.
나중에는 둘다 각자 꽤 긴 커리어를 만들게 되고요.
이런 이름들을 아주 초창기 모습으로 듣는 재미도 있습니다.
재발매반도 꽤 잘 나왔습니다
2020년에는 180 Proof가 오리지널 릴테이프에서 다시 리마스터해서 180g LP로 냈습니다.
Street Rap의 미공개 인스트루멘털 버전도 보너스로 붙어있고요.
다만 커버는 1974년 오리지널과 다릅니다.
그래서 저 붉은 선화 커버까지 중요하다면 결국 원반을 찾아야 합니다.
문제는 그때부터 가격이 안 착해진다는거고요.
16살 Adam Rudolph가 여기서 배웠습니다
Maulawi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Adam Rudolph가 계속 나옵니다.
Rudolph는 열여섯살 무렵부터 Maulawi와 연습하고 연주했다고 회상합니다.
그가 기억하는 Maulawi는 단순히 색소폰을 잘 부는 선배가 아니라 리듬 개념 자체가 굉장히 앞서있던 선생이었습니다.
나중에 Rudolph는 Yusef Lateef부터 Don Cherry, Sam Rivers까지 별별 사람과 연주하면서 자기만의 퍼커션 음악을 만들게 되는데 그 출발점에 Maulawi가 있었던 셈입니다.
더 재미있는건 Strata와 연결해준 사람도 Rudolph였다는 점입니다.
그가 Oberlin에서 알게 된 트럼페터 Charles Moore를 Maulawi에게 소개했고 그 만남이 결국 이 음반으로 이어졌습니다.
즉 Detroit 레이블에서 나온 Chicago 음악가의 음반인데 중간 연결자는 십대 퍼커셔니스트였습니다.
이런건 재즈 역사에서 가끔 나오는, 나중에 보면 다들 유명해져있는 이상한 장면입니다.
Street Rap은 제목 그대로 길거리에서 시작하는 느낌입니다
Street Rap은 베이스와 퍼커션이 먼저 귀를 잡습니다.
리듬이 상당히 펑키한데 그 위에 소프라노 색소폰과 보컬이 올라오면서 갑자기 AACM 계열의 자유로운 느낌이 섞입니다.
그래서 한쪽만 떼놓고 설명하기가 어렵습니다.
재즈펑크라고 하기엔 삐딱하고 프리재즈라고 하기엔 너무 잘 흔들립니다.
이 애매함이 지금은 장점인데 당시 레코드 가게에서는 어느 칸에 꽂아야 할지 좀 난감했을것 같습니다.
실제로 수십년 뒤 180 Proof가 원본 멀티트랙을 발견했을때 DJ Amir가 가장 먼저 다시 만져보고 싶어한 곡도 Street Rap이었습니다.
보컬과 리듬을 따로 꺼낼수 있을 정도로 테이프 상태가 살아있었고 결국 리믹스까지 나왔습니다.
1974년에 거의 묻혔던 곡이 반세기 가까이 지나 Detroit의 DJ 문화 안에서 다시 돌아온 셈입니다.
Strata 음반들이 힙합이나 비트메이커 쪽에서 다시 발견되는 과정하고도 잘 맞고요.
7/4박자를 제목에 대놓고 써놓은 곡도 있습니다
Root In 7/4 Plus는 제목부터 박자를 알려줍니다.
7박 계열은 잘못 연주하면 ‘지금 우리 어려운거 합니다’가 너무 앞에 나오는데 이 곡은 퍼커션이 계속 굴러가서 의외로 자연스럽습니다.
Maulawi의 음악에서 리듬이 중요했다는 Rudolph의 회상이 그냥 칭찬이 아니었다는걸 이 곡에서 확인할수 있습니다.
박자를 세면서 들으면 복잡한데 그냥 들으면 꽤 잘 흘러갑니다.
이게 제일 무서운 종류고요.
B면의 Naima는 반대로 익숙한 곡이라 비교해서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Coltrane 원곡의 정적인 아름다움을 그대로 복사하지 않고 리듬과 음색을 자기 밴드 쪽으로 가져옵니다.
Maulawi가 Coltrane의 영향 아래 있었던건 분명하지만 모사하는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마지막 Sphinx Rabbit은 12분이 넘으면서 앨범에서 가장 넓게 펼쳐지는 곡이고요.
앞에서 펑크와 보컬까지 다 보여준 뒤 마지막에는 다시 긴 즉흥연주 쪽으로 빠집니다.
그리고 사라진줄 알았던 두번째 앨범이 나중에 튀어나옵니다
오랫동안 Maulawi가 남긴건 이 한장뿐이라고 알려졌는데 2021년 Orotunds라는 미발표 녹음이 공개됐습니다.
문제는 그 녹음이 정확히 언제 만들어졌는지조차 의견이 갈립니다.
1973년 Maulawi 세션과 같은날 밤이었다는 이야기도 있고 Chicago Streeterville에서 나중에 따로 녹음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사람 자체가 미스터리인데 테이프의 출생신고도 애매합니다.
더 의외인건 선곡입니다.
Herbie Hancock의 Maiden Voyage뿐 아니라 People Make The World Go Round, I Say a Little Prayer 같은 팝과 소울 곡도 연주합니다.
이걸 들으면 첫 앨범의 펑키한 부분이 우연이 아니었다는게 더 확실해집니다.
Maulawi는 프리재즈와 스트레이트 재즈 사이에서 고민하던 사람이 아니라 애초에 그 경계 자체를 별로 신경쓰지 않았던것 같습니다.
그래서 1974년에는 애매했고 지금 들으면 오히려 신선합니다.
이 음반이 수집가들 사이에서 ‘성배’가 된 이유를 희소성만으로 설명하면 조금 아쉽습니다.
비싸서 유명해진 음반중에는 막상 들어보면 ‘그래서 음악은?’ 싶은 경우도 있는데 이건 그 반대입니다.
원반 가격을 모르고 스트리밍으로 들어도 첫곡부터 귀가 갑니다.
Strata라는 작은 레이블, 정체가 거의 남지 않은 리더, 훗날 거물이 된 젊은 연주자들, 그리고 장르를 자꾸 옆으로 새는 음악까지 이야깃거리는 많은데 결국 버티는건 음악입니다.
그게 제일 중요한 부분이고요.
A
1. Street Rap 6:15
2. Root In 7/4 Plus 5:41
3. Eltition 8:20
B
1. Naima 7:02
2. Sphinx Rabbit 12:26
듣기
Bandcamp — 전곡 스트리밍 (180 Proof 공식 재발매)
YouTube — Street Rap
YouTube — Sphinx Rabbit
Spotify — 아티스트 페이지
더 읽을거리
barabara sounds — 앨범 딥다이브
Soundohm — Soul Jazz 재발매 해설
ukvibe — 미발표작 Orotunds 재발매 리뷰
외국어 페이지는 크롬에서 우클릭 → ‘한국어(으)로 번역’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