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Don Cherry
Album
Codona
Label / Cat.No.
성음 · Polydor SEL-RG 042 / 829 371-1
원반 ECM 1132
Released / Recorded
1979년 4월 1일 원반 발매 · 1987년 국내반 제작
1978년 9월, Tonstudio Bauer, Ludwigsburg
Country / Pressing
Korea · 성음 라이선스 프레싱
허가 1987년 7월 25일 · 제작 1987년 8월 8일
Personnel
Collin Walcott — sitar, tabla, hammered dulcimer, sanza, voice
Don Cherry — trumpet, flutes, doussn’gouni, voice
Nana Vasconcelos — berimbau, cuica, percussion, voice
Production / Artwork
Manfred Eicher — producer
Martin Wieland — engineer
Frieder Grindler — cover photo, design
Roberto Masotti — photo
이 음반은 Don Cherry를 잘 알아서 산 게 아니고, 당시에는 이름이 낯익다는 정도였습니다. 그의 카탈로그를 훑다가 나무의 벗겨진 표면처럼 보이는 커버가 눈에 들어와 골랐는데, 바랜 듯한 색도 제 취향이었습니다. Don이라는 이름도 왠지 Guru 같은 직함처럼 들렸고, 물론 근거는 없습니다.

Codona는 Collin Walcott, Don Cherry, Nana Vasconcelos 세 사람의 이름 앞부분을 합쳐 만든 이름이고, 이 첫 음반은 1978년 9월 독일 Ludwigsburg의 Tonstudio Bauer에서 녹음돼 1979년 4월 ECM 1132로 발매됐습니다. Manfred Eicher가 프로듀싱하고 Martin Wieland가 엔지니어를 맡았으며, 이후 1981년의 Codona 2, 1983년의 Codona 3까지 이어지는 세 장 중 첫 번째입니다.

세 사람 모두 한 가지 악기에 머물지 않으며, Collin Walcott은 sitar, tabla, hammered dulcimer, sanza와 목소리를 맡았고, Don Cherry는 trumpet, flutes, doussn’gouni와 목소리를, Nana Vasconcelos는 berimbau, cuica, percussion과 목소리를 맡았습니다. 흔히 생각하는 피아노 트리오나 관악기 중심의 재즈 편성과는 출발점부터 다르고, 악기 목록만 봐도 어느 하나를 중심에 고정하기는 어려워 보입니다.

처음 들었을 때는 프리 재즈라는 분류부터 의식해서 꽤 어려웠고, 무엇을 따라가야 할지 몰라 일단 리듬감만 붙잡고 들었습니다. 지금 다시 들으면 그 접근도 그리 틀린 건 아니었던 듯한데, tabla와 berimbau, cuica, sanza가 만드는 작은 박동 사이로 trumpet과 flute, sitar가 들어왔다 빠지고, 누군가 박자를 고정한 채 나머지가 그 위에 올라타기보다는 세 사람이 돌아가며 흐름의 중심을 옮기는 쪽에 가까운 것 같습니다.
11분이 넘는 첫 곡 “Like That Of Sky”부터 공간은 넓고 악기 사이에는 빈자리가 많은데, 그 빈자리가 처음에는 막막하게 들렸지만 지금은 오히려 셋이 서로를 재촉하지 않는 방식으로 느껴집니다. Ornette Coleman의 “Race Face”와 “Sortie”, Stevie Wonder의 “Sir Duke”를 짧게 엮은 “Colemanwonder”에서는 이들의 진지함 사이로 장난기가 슬쩍 보이는 듯하며, 마지막 “New Light”까지 가면 처음에 리듬만 따라가던 귀가 다른 음색과 작은 반응도 조금씩 듣게 됩니다.
사진 속 사본은 성음에서 제작·배포한 1987년 국내반이고, Polydor의 라이선스 표기와 함께 카탈로그 번호 SEL-RG 042, 병기 번호 829 371-1이 적혀 있습니다. 레이블에는 허가일자 1987년 7월 25일과 제작일자 1987년 8월 8일이 인쇄돼 있으며, ECM의 조용한 커버 안에서 주황색 Polydor 레이블이 나오는 조합도 국내반 특유의 재미로 보입니다.


이 음반을 살 때는 몰랐는데, 재킷 뒷면에 옛 주인의 한글 낙서가 남아 있었고, 희미한 연필 글씨라 전부 또렷하게 읽히지는 않지만 젊음과 열정, 사랑했던 날들을 적어둔 문장처럼 보입니다. 1987년의 날짜도 함께 남아 있지만 누군가에게 선물하며 쓴 것인지, 자기 자신에게 남긴 메모인지는 알 수 없습니다. 다만 당시 음악을 꽤 듣던 사람이 이 음반을 고르고 조금 철학적인 말을 굳이 재킷에 적었다는 상상을 하게 되며, 예나 지금이나 젊을 때 하는 생각은 크게 다르지 않은지도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음악을 들으며 재킷에 직접 메모할 일이 거의 없고, 스트리밍에서 별표를 눌러도 다음 사람에게 전해지는 흔적은 없으니까요. 무엇이든 깔끔하게 복제되고 정리되는 AI 시대에는 이런 서툴고 희미한 연필 자국이 더 귀하게 느껴지는데, 문장이 대단해서라기보다 누군가 실제로 이 물건과 시간을 보냈다는 증거에 가깝기 때문인 듯합니다.

아무것도 모르고 커버만 보고 고른 지 2년쯤 됐고, 지금도 이 음반을 다 이해했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두고두고 한 번씩 꺼내 집중해서 들을 만한 음반이라는 생각은 점점 분명해집니다. 처음에는 커버를 골랐는데 지금은 그 우연도 꽤 괜찮았던 듯하며, 다음에 다시 꺼낼 이유가 남아 있는 음반은 대체로 오래 가는 것 같습니다.
Tracklist
Side A
1. Like That Of Sky — 11:07 (Collin Walcott)
2. Codona — 6:14 (Collin Walcott, Don Cherry, Nana Vasconcelos)
3. Colemanwonder — 3:40
a) Race Face (Ornette Coleman)
b) Sortie (Ornette Coleman)
c) Sir Duke (Stevie Wonder)
Side B
1. Mumakata — 8:14 (Collin Walcott)
2. New Light — 13:22 (Collin Walcott)
듣기
The Codona Trilogy 공식 재생목록 — YouTube
첫 다섯 곡이 이 앨범입니다.
Codona — Spotify
더 읽을거리
John Kelman의 The Codona Trilogy 리뷰 — All About Jazz
세 장을 곡별로 정리한 Tyran Grillo의 글 — Between Sound and Space
Philip Freeman의 Codona 회고 — Burning Ambula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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