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per Nova
Wayne Shorter — soprano saxophone
John McLaughlin — guitar
Sonny Sharrock — guitar
Miroslav Vitouš — bass
Chick Corea — drums, vibes
Jack DeJohnette — drums, kalimba
Airto Moreira — percussion
‘Dindi’: Walter Booker — classical guitar / Maria Booker — vocals
1969년 8월 29일 · 9월 2일, A&R Studios, New York
Producer: Duke Pearson
Blue Note BST 84332 1969년 발매
Bitches Brew 여드레 뒤
1969년 8월 셋째 주에 쇼터는 마일스 데이비스의 Bitches Brew 세션에 있었고, 그로부터 여드레 뒤 같은 뉴욕에서 자기 이름을 걸고 이 앨범을 녹음했습니다.
매클로플린, 코리아, 디조넷까지 — Bitches Brew의 그 사람들이 열기가 채 식기도 전에 그대로 건너온 세션이었죠.
다만 이번에는 트럼펫 대신 소프라노가 맨 앞에 서고, 쇼터는 앨범 내내 테너를 한 번도 꺼내지 않습니다.
리더작에서 소프라노만 분 건 이때가 처음이었고, 이 가늘고 높은 소리는 이후 웨더 리포트까지 이어지는 그의 두 번째 목소리가 됩니다.
그리고 기존 글과 이어 보면 이 대목에서 재미있는 선 하나가 생깁니다. 바로 전해 Johannesburg에서 녹음된 Mankunku Quartet의 Yakhal’ Inkomo에는 Dedication (To Daddy Trane And Brother Shorter)가 들어 있는데, Winston Mankunku는 Coltrane을 ‘Daddy’, Shorter를 ‘Brother’라고 불렀습니다. 당시 남아공의 스물다섯 살 테너 연주자가 두 사람을 나란히 자기 영향권에 적어둔 셈이고, 그로부터 1년 뒤 Shorter는 Super Nova에서 아예 테너를 내려놓고 소프라노만으로 다음 방향을 보여줍니다. 한쪽에서는 젊은 연주자가 이름을 부르고, 다른 쪽에서는 그 이름의 주인이 악기부터 바꾸는 장면이라 두 음반을 이어 듣는 재미가 있습니다.
그런데 수록곡의 절반은 사실 새 곡이 아니었습니다.
Water Babies, Capricorn, Swee-Pea 세 곡은 2년 전 마일스 퀸텟 세션에서 이미 녹음했던 곡들인데, 그 버전들은 창고에 잠들어 있다가 1976년에야 Water Babies라는 앨범으로 공개됩니다.
그러니까 여기 실린 건 같은 곡을 2년 만에 완전히 다른 몸으로 다시 세운 버전들인 셈이고, 정갈한 포스트밥이었던 곡들이 여기서는 안팎이 뒤집혀 있습니다.
참고로 Swee-Pea는 그 전해에 세상을 떠난 빌리 스트레이혼의 별명에서 온 제목으로, 그를 위한 추모곡입니다.


허브 웡의 별 이야기
라이너 노트를 쓴 평론가 허브 웡은 음악 얘기 대신 천문학 강의로 글을 엽니다.
의역하면 이렇습니다 — 신성(nova)은 이름과 달리 새로 태어난 별이 아니라, 원래 있던 별이 어느 날 수천 배 밝게 타오르는 현상이다.
1572년 티코 브라헤가 카시오페이아자리에서 목격한 초신성이 그랬듯이.
그리고 쇼터도 엄밀히 말해 ‘새 별’이 아니다 — 다만 지금, 전에 없던 밝기로 타오르고 있을 뿐이다.
10년 넘게 사이드맨과 작곡가로 일해온 사람이 서른여섯에 맞은 순간을 이보다 잘 요약한 문장도 드물 겁니다.

웡은 쇼터 본인의 말도 받아 적었는데, 장르 이름을 묻는 질문에 쇼터는 이렇게 답합니다.
“어디로 가는지보다 어디서 왔는지가 중요한 건지 모르겠어요. 라벨은 좋아하지 않지만 굳이 말하자면 ‘뉴 뮤직’ — 전부를 거는 음악. 영혼에서 우주까지.”
피아노 없는 편성

편성표를 보면 기타가 두 대, 드럼이 두 대인데 피아노는 없고, 칙 코리아가 건반 대신 드럼과 바이브 앞에 앉아 있습니다.
재밌는 건 뒷면 구석의 안내 문구인데, 번역하면 이렇습니다 — “함께 연주하는 두 드러머와 두 기타리스트를 구분할 수 있도록, 칙과 소니는 왼쪽에, 잭과 존은 오른쪽에 배치했다.”
그래서 헤드폰을 쓰면 왼쪽 귀에서는 칙 코리아의 드럼과 소니 샤록의 기타가, 오른쪽 귀에서는 잭 디조넷과 존 매클로플린이 서로 다른 속도로 굴러갑니다.
솔로는 처음부터 끝까지 쇼터 혼자 부는데도 소리가 비어 있다는 느낌이 전혀 없는 이유가 이 배치에 있습니다.

허비 행콕의 불평
라이너 노트에서 가장 긴 지면은 허비 행콕의 말에 할애돼 있습니다.
행콕은 마일스 밴드에서 4년 넘게 쇼터와 함께한 동료로서, 그가 여전히 저평가된 작곡가라는 사실에 대놓고 불평합니다.
의역하면 이렇습니다 — “마일스는 웨인 곡을 연주하는데, 왜 다른 사람들은 안 하죠? 저는 제 앨범에서 웨인 곡을 할 때마다 짜릿해요. 코드가 이어지는 감각이 남다르고, 세로로 보나 가로로 보나 전부 서정적입니다. 웨인은 위대한 작곡가예요.”
화성학을 몰라도 이 문장은 와닿습니다. 동료 연주자가 남의 앨범 라이너에서 이렇게까지 말하는 경우는 흔치 않으니까요.
행콕은 마일스의 유명한 말도 하나 전합니다.
마일스가 웨인, 허비, 론 카터, 토니 윌리엄스에게 그랬다는 겁니다 — “나는 너희한테 무대 위에서 연습하라고 돈을 주는 거야.”
행콕의 해설이 붙는데, 어떤 아이디어는 집에서 연습할 방법이 없고 오직 무대 위에서, 공기와 관객과 다른 연주자들에게 자극받아야만 나온다는 뜻이라고 합니다.
관객 없이 드럼을 치는 건 베이스드럼 없이 드럼 세트를 치는 것과 같다고요 — 베이스드럼이 곧 관객이라는 겁니다.



Dindi, 리스본에서 온 목소리
A면 마지막에 조빔의 Dindi가 9분 45초 동안 흐르는데, 여기에 이 앨범에서 가장 사적인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노래한 사람은 베이시스트 월터 부커의 아내이자 쇼터의 처형이기도 한 리스본 출신 마리아 부커로, 레코딩은 이번이 처음이었고, 월터는 아내 곁에서 베이스 대신 클래식 기타를 잡았습니다.
프로듀서 듀크 피어슨이 라이너에 남긴 증언을 옮기면 이렇습니다 — “마리아와 나는 오랜 친구다. 그녀는 매우 감정적으로 몰입했고, 노래하다가 울기 시작했다. 가진 것을 전부 쏟아부었다.”
그런데 그 눈물의 사정은 라이너에 적히지 않았습니다.
당시 두 사람의 결혼은 끝나가는 중이었고, 녹음 직후 부부는 실제로 갈라섭니다.
그러니까 이건 남편의 기타 반주 위에서 부른 이별 노래였던 셈이고, 곡 끝의 흐느낌이 편집 없이 그대로 실린 이유도 거기 있었을 겁니다.
쇼터는 이렇게만 말했습니다 — “들리시겠지만, 저도 전부 거기 남겨두고 왔습니다.”
마리아 부커가 부르는 영어 가사는 Ray Gilbert가 쓴 버전인데, 풀어보면 화자는 넓은 하늘과 흘러가는 구름을 바라보다가 나뭇잎에 말을 거는 바람, 바다를 찾아가는 강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그리고 그 모든 풍경은 결국 Dindi에게 닿습니다. 함께 있을 때 보이는 아름다움을 말로 다 옮길 수 없고, 그가 떠난다면 자신도 데려가 달라고 하며, 혼자 남으면 바다를 찾지 못한 강처럼 계속 헤맬 거라고 노래합니다. 원래는 자연을 빌린 다정한 사랑 노래지만, 이 녹음에서는 결혼이 끝나가던 사람이 남편의 기타 옆에서 부르고 있어서 같은 가사가 거의 이별을 붙잡는 말처럼 들립니다.

프레이즈로 내려간 귀
사실 이 앨범은 제가 퓨전 재즈에 처음 빠졌을 때 만난 판입니다.
그때는 유명 스튜디오 앨범만 찾아 듣기 바빴고, 솔직히 재즈는 틀어놓는 배경음악에 가까웠습니다.
그런데 이 앨범을 만나면서 곡 단위로 흘려듣던 귀가 프레이즈 단위로, 그보다 더 작은 단위로 내려가기 시작했습니다.
쇼터는 기교 없이 건조하게 부는 사람인 줄로만 알았고, 작곡을 잘한다는 평도 화성학을 모르는 저한테는 좀처럼 와닿지 않았거든요.
그런데 여기서는 다르게 들렸습니다 — 연주자들을 풀어놓고 전체를 끌고 가는 디렉터의 에너지, 분명 스튜디오 녹음인데 무대를 듣고 있는 것 같은 감각.
라이브의 에너지라는 게 뭔지 저는 이 앨범에서 처음 배웠고, 덕분에 재즈 초반에 정말 많이 돌린 판이 됐습니다.
마일스의 자서전
나중에 마일스 데이비스 자서전을 읽다가 멈칫한 대목이 있습니다.
남을 인정하는 데 그렇게 인색하던 사람이 길 에반스, 빌 에반스, 몽크 같은 이름들을 꼽는데, 그 사이에 쇼터가 있었습니다.
그 문장을 읽고 소름이 돋았던 기억이 있는데, 이 앨범에서 들리던 그 에너지가 저만의 착각이 아니었구나 싶어서요.


A
1. Super Nova 4:45
2. Swee-Pea 4:35
3. Dindi 9:45
B
1. Water Babies 4:50
2. Capricorn 7:45
3. More Than Human 6:10


더 읽을거리
All About Jazz — Robert Spencer 리뷰
Brilliant Corners — Dindi의 눈물에 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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