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rtist
Gato Barbieri
Album
Fenix
Label / Cat.No.
Flying Dutchman FD 10144
Released / Recorded
1971년 발매
1971년 4월 27–28일, Atlantic Recording Studios, New York City
Personnel
Gato Barbieri — tenor saxophone
Lonnie Liston Smith — piano, electric piano
Joe Beck — electric guitar (A1)
Ron Carter — electric bass
Lennie White III — drums
Gene Golden — congas, bongos
Naná Vasconcelos — berimbau, congas
Production / Artwork
Bob Thiele — producer
Haig Adishian — design
〈Olé〉 다음
이 음반까지 온 출발점은 John Coltrane의 Olé였고, 남미에서 온 재즈를 한 번씩 들을 때면 특유의 말랑한 움직임 안에서도 힘이 계속 솟는 감각이 좋아 Azymuth나 Osmar Milito를 자주 들었습니다. 그러다 Walter Wanderley처럼 비교적 반듯하게 흐르는 쪽에서 한 발 더 나가 free jazz의 가장자리까지 걸친 연주자를 찾으며 Gato Barbieri에 도착했는데, Chapter One부터 Chapter Four까지도 물론 좋았지만 실제로 손이 먼저 간 것은 파란 바탕에 원색의 생물과 뼈가 뒤엉킨 Fenix였습니다.

말랑함과 에너지
제가 남미 재즈에서 좋아했던 말랑함은 여기에도 남아 있지만, Barbieri의 tenor saxophone이 들어오는 순간 표면이 꽤 거칠게 갈라지고 그 아래 percussion은 계속 앞으로 굴러갑니다. 부드러운 선율과 과격한 blowing을 서로 반대편에 놓기보다 같은 리듬 안에서 한꺼번에 움직이게 하는 방식인데, 그래서 spiritual한 색소폰, 미친 percussion, electric piano가 함께 붙는 조합은 제게 거의 치트키에 가깝게 들립니다. 앞서 적었던 John Coltrane – Kulu Sé Mama와 연결되는 부분도 있지만, 이쪽은 리듬이 훨씬 더 둥글고 색채가 빠르게 바뀌는 듯합니다.
자신의 혼합물
Barbieri는 훗날 인터뷰에서 John Coltrane을 듣고 alto에서 tenor로 바꿨다고 말했으며, Don Cherry와 free jazz를 연주한 뒤 The Third World 무렵부터 자신이 누구인지 분명해졌다고 돌아봤습니다. 그는 이 시기의 음악을 정통 Latin jazz로 설명하지 않았고 tango, Brazilian music, Cuban music을 색과 냄새가 다른 과일처럼 섞는 쪽에 가깝게 이야기했는데, 1971년 4월 New York에서 녹음된 Fenix도 한 지역의 문법을 그대로 옮기기보다 그 혼합물을 free jazz의 압력으로 밀어붙인 음반처럼 들립니다.

건반의 두 역할
편성만 봐도 제가 왜 쉽게 빠졌는지 설명이 되는데, Lonnie Liston Smith가 piano와 electric piano를 맡고 Ron Carter가 electric bass로 아래를 밀며, Lennie White III의 drums에 Gene Golden의 congas와 bongos, Naná Vasconcelos의 berimbau와 congas가 겹칩니다. 원 크레딧에는 Smith의 악기가 곡별로 나뉘어 있지 않아 모든 건반을 Fender Rhodes라고 부르기는 어렵지만, “Tupac Amaru”와 특히 “Falsa Bahiana”에서는 벨톤과 긴 감쇠를 지닌 electric piano의 성격이 가장 선명하게 들립니다. 그는 화음을 계속 바꾸거나 빈틈을 빠르게 채우지 않고 해결되지 않은 듯한 modal chord를 길게 놓은 뒤 높은 음역의 짧은 응답만 보태며, 그 사이 bass와 손 percussion이 움직이면서 Barbieri의 거친 tenor가 올라갈 넓은 바닥이 생깁니다. “Falsa Bahiana”에서 말랑한 electric piano는 끝까지 흥분하지 않은 채 남고 그 위에서 saxophone만 점점 뜨거워지는데, 이 대비가 제가 이 음반에서 느낀 ‘말랑함과 에너지’를 가장 잘 보여 주는 부분 같습니다.

반주와 압력
반대로 “Carnavalito”와 “El Arriero”에서는 electric piano의 부유감보다 acoustic piano에 가까운 짧은 chord stab과 덩어리진 voicing이 앞서며, Smith가 건반을 또 하나의 percussion처럼 밀어 넣는 순간이 많습니다. 특히 “El Arriero”의 묵직한 block chord와 비껴 박히는 음은 McCoy Tyner 계열의 압력을 떠올리게 하지만, 계속 전면으로 나오기보다 Barbieri가 길게 불 때 물러나고 호흡이 끊기는 자리에서 다시 튀어나옵니다. Pharoah Sanders와 연주하며 modal vamp 위의 과격한 blowing을 이미 받아 본 사람이어서인지, 소리를 더 쌓기보다 어느 정도의 화음과 반복만 남겨야 saxophone이 자유롭게 날아다니는지를 아는 연주처럼 들립니다. 훗날 Cosmic Echoes에서 들려주는 풍성한 우주적 Rhodes보다는 그 문법이 만들어지는 초반 단계에 가깝습니다.

대륙의 선곡
Fenix는 “Tupac Amaru”와 “Carnavalito”에서 시작해 “Falsa Bahiana”, “El Día Que Me Quieras”, “El Arriero”, “Bahia”로 이어지며, Andean 선율과 Argentine tango, Brazilian song을 한 장 안에서 오갑니다. 그 이동을 매끈한 world music 식으로 정리하지 않고 곡마다 percussion의 밀도와 색소폰의 압력을 다르게 두기 때문에, 익숙한 선율이 나와도 계속 조금 비뚤어진 상태가 남는 듯합니다. 최근 좋게 들었던 Mankunku Quartet – Yakhal’ Inkomo의 남아공 재즈와 비교하면 이쪽은 리듬의 탄성이 더 크고 색은 밝은데, 그 밝음 속에서 free jazz의 거친 어택이 튀어나오는 차이가 아직은 꽤 신선합니다.

원색의 입구
Haig Adishian이 디자인한 커버는 음악을 듣기 전부터 이 혼합을 거의 노골적으로 예고하며, 파란 면 위에서는 원색의 생물과 해골 같은 형상이 줄에 묶인 채 서로 당기고 있습니다. 무엇을 정확히 그린 것인지 설명하기보다 정상적인 상태가 아니라는 신호부터 보내는 그림에 가깝고, 저는 역시 이런 아이코닉한 재킷이 붙은 음반을 더 자주 꺼내게 됩니다. Chapter 연작처럼 내용이 이미 검증된 음반이 있어도 결국 Fenix에 손이 먼저 가는 걸 보면, 커버를 듣는 습관도 생각보다 꽤 단단한 듯합니다.
열 바퀴의 상태
아직 대략 열 바퀴 정도 들은 상태라 이 음반을 다 파악했다고 말하기는 어렵고, 오히려 남미 특유의 리듬감과 색채를 가진 free jazz가 제 귀에 새롭게 열리는 중에 가깝습니다. 지금은 saxophone blowing과 percussion, electric piano가 동시에 움직이는 순간에 가장 먼저 반응하지만, 더 듣다 보면 선곡 안에 들어 있는 각 지역의 리듬과 Barbieri가 그것을 비트는 방식이 따로 들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이 한 장을 결론으로 두기보다 남미 free jazz와 post-bop, electric jazz를 더 찾아갈 입구로 남겨 두는 편이 지금의 감상에는 더 잘 맞는 것 같습니다.
Tracklist
Side One
1. Tupac Amaru
2. Carnavalito
3. Falsa Bahiana
Side Two
1. El Día Que Me Quieras
2. El Arriero
3. Bahia
듣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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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enix 전체 앨범 — YouTube Music
Fenix 전체 앨범 — Spotify
더 읽을거리
Coltrane, free jazz와 자신의 Latin 감각을 Barbieri가 직접 말한 인터뷰 — Jazz Weekly
초기 avant-garde 시기부터 Fenix와 이후의 변화를 짚은 글 — The Blue Moment
Fender Rhodes와 Pharoah Sanders 시기를 Smith가 직접 설명한 인터뷰 — Red Bull Music Academy
1971년 공연과 당시 반응을 기록한 글 — Robert Christga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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