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l Waldron / Terumasa Hino – Reminicent Sui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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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ist
Mal Waldron / Terumasa Hino

Album
Reminicent Suite

Label / Cat.No.
Victor  SMJX-10155

Released / Recorded
1973년 발매
1972년 8월 14일, Victor Studio, Tokyo

Personnel
Mal Waldron — piano
Terumasa Hino — trumpet
Takao Uematsu — tenor saxophone
Isao Suzuki — bass
Motohiko Hino — drums
Uzi Imamura — percussion

Production / Artwork
Tetsuya Shimoda — producer
Tamaki Bekku — engineer
Keijiro Kubota — cover photo, album design
Takashi Arihara — back cover photo

Photographed copy
BBE Music J Jazz Masterclass · BBE682ALP · 2024 · 200g viny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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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이름

이 음반은 당연히 Mal Waldron이라는 이름 때문에 집었습니다. Terumasa Hino는 당시 아예 모르던 연주자였고, 표지에 적힌 두 이름 가운데 제가 믿고 따라간 쪽은 하나뿐이었습니다. Mal Waldron의 The Quest와 ECM의 첫 음반인 Free at Last를 오래 반복해서 들었고, Embryo와 함께한 RocksessionSteig Aus에서 electric piano로 판을 이상한 방향까지 끌고 가는 연주도 좋아했으니, 일본에서 만든 낯선 세션이라고 해도 크게 망설일 이유는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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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복의 피아노

제가 Mal Waldron에게 계속 끌리는 이유는 멜로디를 길게 설명하기보다 짧은 형태를 집요하게 되풀이하고, 그 반복을 조금씩 비틀면서 연주 전체를 다른 상태로 옮겨놓는 방식 때문인 듯합니다. 오스티나토라고 부르면 가장 가까울 것 같지만 단순한 반주 패턴이라기보다 리듬과 화성을 동시에 묶는 장치에 가깝고, 한동안 듣고 있으면 곡을 따라간다기보다 같은 자리를 돌면서 점점 깊이 들어가는 느낌이 있습니다. 제가 Andrew Hill의 Compulsion!!!!!에서 drums와 여러 악기가 유기적으로 엉키며 만드는 트랜스와 사이키델릭한 감각을 좋아한 것도 아마 비슷한 이유였던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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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복 이후

Waldron은 1963년 약물 과다복용으로 쓰러진 뒤 기억과 연주 능력을 천천히 되찾아야 했고, 훗날 자신의 연주가 이전보다 각지고 느리며 절제된 방향으로 바뀌었다고 회상했습니다. Billie Holiday의 pianist로 활동하던 시기보다 저는 그 이후 유럽으로 옮겨가며 굳어진 이쪽의 연주를 훨씬 좋아하는데, 빠르게 흘려보내기보다 몇 개의 음과 화음을 오래 붙잡는 방식이 오히려 그의 색을 더 짙게 만든 듯합니다. Herbie Hancock, George Duke, Lonnie Liston Smith나 Chick Corea처럼 비교적 편하게 들어간 piano와 keyboard의 길도 좋지만, Waldron은 첫 소절부터 다른 사람과 혼동하기 어려운 색이 있고 그 진한 색 자체가 제 취향과 맞아 계속 음반을 따라가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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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면의 구성

1972년 8월 14일 Tokyo의 Victor Studio에서 녹음된 이 음반에는 한 면에 한 곡씩, 모두 두 곡만 들어 있습니다. A면의 〈Reminicent Suite〉는 Waldron이 쓴 23분대의 곡으로 〈Dig It Deep Down Baby〉, 〈Echoes〉, 〈Once More With Feeling〉의 세 부분을 지나가는데, 반복되는 piano가 바닥을 만들면 Hino의 trumpet과 Takao Uematsu의 tenor saxophone이 그 위를 거칠게 밀고 나가며, bass와 drums는 속도를 올렸다가 풀면서 긴 곡의 모양을 유지합니다. 반복이 안정감을 주는 동시에 다음 변화를 계속 기다리게 한다는 점에서, 제가 Waldron에게서 듣고 싶었던 성질이 꽤 직접적으로 드러나는 면인 듯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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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밴드

B면의 〈Black Forest〉는 Hino가 쓴 곡이고, A면보다 짧지만 Motohiko Hino의 drums와 Uzi Imamura의 percussion이 반복 구조를 더 전면으로 밀어내며 solo가 차례로 드나들 공간을 만듭니다. Waldron이 Hino의 정규 quintet에 잠시 들어간 모양새였는데도 piano가 따로 뜨지 않고 오래 함께한 밴드처럼 맞물리는 편이며, 반대로 이 세션을 통해 처음 알게 된 Terumasa Hino의 강하고 높은 trumpet은 Waldron의 어두운 반복 위에서도 묻히지 않습니다. 라이너 노트에서 Hino는 Waldron과의 작업을 큰 영광으로 기억하고 있는데, 제게는 이 음반이 Hino를 비롯해 Masabumi Kikuchi 같은 일본 연주자들을 찾아 듣게 된 입구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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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슷한 하늘

표지를 처음 봤을 때는 Donald Byrd의 Fancy Free를 잘못 본 줄 알았습니다. 구름 사이의 해와 새 떼라는 구성이 꽤 닮았지만 두 디자인 사이의 직접적인 관계는 확인되지 않으니 우연에 가까워 보이고, 그래도 음반을 집어 들게 만드는 데에는 이 낯익은 장면도 조금 작용했습니다. 사진 속 판은 BBE Music의 J Jazz Masterclass Series로 2024년에 나온 재발매이며, obi에 적힌 200g vinyl 표시는 늘 보던 180g과 달라서 한 번 더 보게 됩니다. 무게가 음악을 보증하는 것은 아니지만 묵직한 판과 넓은 gatefold, 긴 영문 essay까지 포함된 구성은 이 일본 단독 발매 음반을 다시 소개하는 방식으로는 꽤 성실해 보입니다.

남은 철자

마지막에 한 번 더 보게 되는 것은 음악보다 제목의 철자입니다. 일반적인 영어 표기는 Reminiscent지만 1973년 Victor 원판에는 처음부터 Reminicent라고 인쇄됐고, BBE 재발매도 그 표기를 그대로 유지했습니다. 의도된 조어인지 단순한 오타인지 확인되는 설명은 없는데, 만약 오타였다면 반세기 넘게 살아남아 이제는 이 음반의 정확한 고유명사가 된 셈입니다. 원래 소리와 사진, 라이너 노트를 충실히 복원한 재발매가 애매한 철자까지 고스란히 복원했다는 점은 조금 웃기고, 어쩌면 이 판에서 가장 오래 남은 디테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Tracklist

Side A
1. Reminicent Suite: Dig It Deep Down Baby / Echoes / Once More With Feeling – 23:43
Composed by Mal Waldr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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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ide B
1. Black Forest – 18:38
Composed by Terumasa Hin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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듣기

Bandcamp – BBE Music 공식 앨범
Spotify – 두 곡 전체
YouTube – 전체 음반 비공식 업로드

더 읽을거리

BBE Music의 앨범 소개와 J Jazz Masterclass 재발매 사양
Stuart Nicholson의 1994년 Mal Waldron 인터뷰
1969–73년 Mal Waldron과 Embryo 작업을 다룬 글
이 음반에 상반된 평가를 남긴 Jazz Journal 리뷰

영문 페이지는 브라우저 번역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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