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티스트
Pharoah Sanders
앨범
Izipho Zam (My Gifts)
레이블 / 카탈로그 번호
Strata-East / SES-19733
발매 / 녹음
1973 / 1969년 1월 14일, TownSound Studios, Englewood, New Jersey
연주자
Pharoah Sanders — 테너 색소폰, 플루트, 타악기, 보컬
Sonny Fortune — 알토 색소폰, 플루트
Howard Johnson — 튜바
Lonnie Liston Smith — 피아노
Sonny Sharrock — 기타
Cecil McBee, Sirone (Norris Jones) — 베이스
Billy Hart, Majeed Shabazz — 드럼
Chief Bey — 아프리카 드럼
Nat Bettis, Tony Wylie — 타악기
Leon Thomas — 보컬, 타악기
프로듀서 / 녹음 엔지니어
Clifford Jordan Jr. / Orville O’Brien
Pharoah Sanders는 Sun Ra와 John Coltrane과 함께 제 취향의 중심에 놓인 사람이고, 결과물이 워낙 많아서 모두 같은 정도로 맞지는 않지만 Izipho Zam (My Gifts)는 그 넓은 목록에서도 좋아하는 지점을 정확히 건드립니다. John Coltrane의 Kulu Sé Mama에서 이어지는 집단 리듬과 반복, 구조를 놓지 않은 채 바깥으로 밀어붙이는 감각이 있으며, 무엇보다 타악기가 음악의 배경이 아니라 중심으로 나옵니다.

이 세션은 Karma 녹음이 시작되기 정확히 한 달 전인 1969년 1월 14일에 잡혔고, 1973년 Strata-East에서 발매됐습니다. 음악이 먼저이기는 해도 레코드를 살 때는 상표 딱지도 중요한데, Pharoah Sanders와 Strata-East가 한 표지에 붙고 거기에 Dolphy Series라는 이름까지 달렸으니 지나치기 어려웠습니다. 유명한 Impulse! 시절과 같은 뿌리를 공유하면서도 더 거칠고 토속적인 타악기 질감이 앞으로 나와 있다는 점도 이 음반을 따로 집게 했습니다.

13명이 모인 편성은 이름만 훑어도 꽤 묵직한데, Lonnie Liston Smith, Cecil McBee, Sirone, Billy Hart가 리듬의 바닥을 넓게 만들고 Sonny Fortune과 Howard Johnson의 튜바가 색소폰 주변을 두껍게 채우며, 여기에 Sonny Sharrock의 기타까지 들어옵니다. Sonny Sharrock의 Black Woman에서 기타가 앙상블의 표면을 찢고 나왔다면, 여기서는 타악기 사이를 긁으며 전체 밀도를 올리는 쪽에 가깝습니다.

그래서 이 음반에서는 Pharoah Sanders의 색소폰만 따라가기보다 2명의 베이스와 2명의 드럼, 여러 타악기와 보컬이 한꺼번에 움직이는 방식을 듣게 되는데, 리더의 독주가 전면을 장악하기보다 누군가 밀도를 올리면 다른 악기가 비켜주거나 더 세게 겹치고 그 과정에서 곡의 중심이 계속 이동합니다. 참여진이 많은데도 소리가 퍼지지 않는 이유가 그 상호작용에 있는 것 같습니다.

30분의 집단 그루브
“Prince of Peace”에서 Leon Thomas의 요들에 가까운 보컬은 처음 들었을 때만 해도 조금 버텨야 하는 소리였지만, 여러 음반을 거치며 계속 듣다 보니 이제는 없으면 허전하고 이 곡에서는 앞에 오래 머물지 않으면서 타악기와 피아노 사이에 정확히 필요한 만큼 들어옵니다. “Balance”는 제목과 달리 튜바와 색소폰, 드럼이 점점 균형을 무너뜨리며 다음 면의 긴 곡을 준비합니다.

결정적인 곡은 B면 전체를 쓰는 28분 50초짜리 “Izipho Zam”인데, 시작부터 곧장 폭발하지 않고 베이스의 반복과 낮게 깔린 관악기, Leon Thomas의 소리, 잘게 흩어진 타악기를 오래 쌓으며 여러 층이 서로 다른 박자를 치면서도 큰 흐름은 한쪽으로 움직입니다. 12분 안팎부터 선율이 다시 또렷해지고 중반을 넘으면 드럼과 타악기가 전면을 차지하며, 그때부터는 곡을 듣는다기보다 리듬 안으로 들어가는 쪽에 가까워집니다.

특히 15~16분 무렵 타악기들이 밀도를 한꺼번에 끌어올릴 때 오는 음악적 쾌감은 한국 사물놀이가 한창 치고 올라가며 터질 때와 꽤 가깝게 들렸는데, 악기 편성이나 전통이 같다는 뜻은 아니고 여러 사람이 각자의 박자를 유지한 채 집단의 속도를 올리다가 어느 순간 하나의 큰 리듬으로 들리는 방식이 닮았습니다. 이 대목에서는 색소폰의 기교보다 반복과 엇갈림, 축적 자체가 훨씬 중요합니다.

그 위로 Sharrock의 거친 기타가 짧게 튀고, 튜바와 2대의 베이스는 아래쪽을 무겁게 붙들며, 관악기들은 길게 버티다가 한꺼번에 소리를 밀어 올립니다. 한 차례 정점이 지나간 뒤에도 곡은 쉽게 끝내지 않고 다시 선율과 공간을 만들기 때문에 단순한 타악기 난장으로 흐르지 않으며, 주술적인 톤과 트랜스가 유지되는 동안 각각의 악기가 계속 다른 입구를 열어둡니다.

Pharoah Sanders의 연주도 강하게 남지만, 이 곡에서 더 자주 돌아보게 되는 것은 연주자 전체가 만든 사이키델릭한 질감입니다. 누가 앞에 있는지 선명하다가도 몇 초 뒤에는 보컬과 종소리, 기타와 드럼이 같은 높이로 올라오고, 색소폰은 그 위를 지배하기보다 집단의 방향을 한 번씩 꺾습니다. 완전히 해체되지 않은 채 중심을 붙들고 오래 밀어붙이는 프리 재즈라는 점에서 딱 좋아하는 범위에 들어옵니다.

라이너 노트와 다음 두 장
이번 재킷의 라이너 노트에서 Harmony Holiday는 “의식이 곧 기술이며 마지막 말을 갖는다”는 식으로 이 음악을 읽는데, “Prince of Peace”는 음반을 하나의 행렬과 축제로 바꾸고 “Balance”에서는 2명의 드러머와 2명의 베이시스트가 겹쳐도 누구 하나 남는 역할이 없으며 많은 목소리가 하나가 되는 과정 자체가 균형이라고 설명합니다. 리더 한 사람보다 집단이 만드는 힘을 먼저 들었다는 관점이 확인되었고, 그래서 이 해석이 실제 청감과도 잘 맞는 것 같습니다.

그 글은 “Izipho Zam”의 연주자들이 Harlem, Dakar, Watts, Chicago, Little Rock을 동시에 통과하는 것처럼 움직인다고 이어가며, 16분 무렵의 드럼은 안주하지 말라고 밀어붙이는 의식에 가깝다고 봅니다. 마지막의 느슨한 공간과 Pharoah Sanders의 웃음 섞인 비명까지 낙관과 저항이 함께 남는 소리로 읽는데, 막연한 영성보다 이 음반의 구체적인 리듬을 붙잡은 설명이라 자연스럽게 들어왔습니다.

재킷에는 이 음반이 Dolphy Series 2번이라고 적혀 있고, 앞에는 Clifford Jordan in the World, 뒤에는 Cecil Payne의 Zodiac이 놓여 있습니다. 둘 다 아직 사지 못했으니 좋게 말하면 다음 수집 방향이 2장이나 남았고, 나쁘게 말해도 어차피 같은 뜻입니다.
트랙 목록
A면
1. Prince of Peace — 8:44
2. Balance — 12:15
B면
1. Izipho Zam — 28:50
전곡 작곡: Pharoah Sanders
듣기
더 읽을거리
- Mosaic Records — The Complete Clifford Jordan Strata-East Sessions
- UK Jazz News — Pharoah Sanders, Izipho Zam (My Gifts)
- The Arts Fuse — Izipho Zam (My Gifts): A Sign of Its Time
영문 페이지는 브라우저 번역으로 읽을 수 있습니다.
